에세이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 태양을 바라보았던 어린 시절을 회복할 희망의 길을 찾아 나선 순례자의 오솔길을 힘차게 달려온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생에 비록 땅을 잃었지만 하늘을 되찾은 사람이 되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고 있다.

단 한 번만이라도 태양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또한 간절하게 태양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중에는 과실로 실명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눈이 성한 사람들은 태양과 함께 밝은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태양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며 그 고마움을 잊고 산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경우는 항상 깜깜한 어둠의 장막 속에서 살아가기에 태양을 더욱 간절히 바란다. 정녕 비극적인 삶의 질고를 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무리다. 온통 삶의 곳곳이 지뢰밭과 다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외로운 이들이다.
그들은 눈을 대신하여 청각과 후각이나 미각과 촉각을 활용하여 태양이라는 존재를 느끼며 살고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 속에서 태양의 위대한 존재를 온전하게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단 한 번만이라도 태양이 주는 찬란한 세상을 보고, 그 안에서 조용하게 속삭이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6.25 전쟁 가운데서 친구들과 놀다가 수류탄의 폭발로 비극적인 실명이 된 한을 지니고 살고 있다. 어린 시절 보고 기뻐했던 아침에 뜨는 태양을 항상 그리워하면서 오늘도 아침을 맞는다.
나에게 태양은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과 같은 사랑의 존재요, 하나님을 찾도록 희망을 준 영혼의 위대함이 아닐 수가 없다.

생명과도 같은 태양을 대신할 수 있는 길을 어디서 찾을 수가 있었겠는가. 오직 성서를 통하여 자성과 성찰을 하며, 인생의 높이와 깊이를 사유하며, 삶의 목적과 행복에 이르는 성공을 이루었기에, 실명 후 70여 년간을 살아온 나의 신앙 경험을 감사하는 심정으로 나누고자 한다.
첫째 나를 이토록 키워주시고 공부시켜 주시고, 지도자로 만들어 주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분들의 은혜와 고마움에 감사를 드린다.

둘째, 사막과 같이 황량한 환경에서도 함께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아무런 조건 없이 실로암안과병원과 실로암복지관, 요양원, 설리번학습지원센터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수만의 별과 같이 헤아릴 수 없는 이들에게 눈의 고통을 덜어주고, 빛을 찾아 주고, 장학금으로 지도자를 길러내어 앞 못 보는 이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주었다. 또한 중복장애로 가정에서 학교에서도 교육이 어려운 이들이 사람답게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고귀한 일을 해 왔다. 그리고 나이 많아 오갈 데 없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안식처를 주는 요양원을 이룩했다. 이를 도우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셋째, 이 모두를 위한 교회와 선후배 동역자들의 따뜻한 사랑과 베풂이 있었기에 절망을 희망의 빛으로 바꿔 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과 아낌없이 주변 분들의 베풂을 이 세상에 남겨 놓기 위해, 아침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면서 말씀을 통하여 전하였다.
그리고 이를 정리하여 “아침 태양에서 들리는 소리”라는 이름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남겨 놓을 수 있게 됨을 두 손 들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지상에서 뜨겁게 성원한 분들의 사랑에 무릎 꿇어 감사드린다.